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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30년의 승자들 – 장기 디플레이션 속 생존한 일본 기업 전략 분석

by 니모하 2025. 4. 28.

    목차

1990년대 초반, 버블 붕괴 이후 일본은 오랜 기간 성장 정체와 디플레이션에 시달렸다.
잃어버린 30년이라 불리는 이 기간 동안 수많은 기업이 사라지고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이 혹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고, 오히려 더 강해진 기업들이 있다.
이 글에서는 그 승자들의 생존 전략을 분석해본다.

잃어버린 30년의 승자들
잃어버린 30년의 승자들

초과이익을 포기하고 장기 생존에 집중하다


버블 붕괴 직후 일본의 많은 기업들은 기존 방식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빠른 성장이나 고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 버티는 것이 최우선 전략이 되었다.

 

교세라
교세라는 버블 붕괴 이후 아메바 경영이라는 독특한 경영 기법을 적극 도입했다.
회사를 작은 아메바 단위로 쪼개, 각 단위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손익을 관리하도록 했다.
이는 위기 상황에서도 빠르게 대응하고, 작은 실패는 크게 확산되지 않게 막는 효과가 있었다.

 

또한, 교세라는 단기 수익을 위해 무리한 확장을 하지 않았다.
적정 이익을 꾸준히 유지하는 데 집중했으며, 공격적 투자는 시장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보류했다.
이러한 '극단적 보수성'이 오히려 교세라를 장기적으로 안정시켰다.

핵심 포인트는 매출보다 생존 가능성을 최우선, 적정 이익 유지를 목표로 설정, 위기 시 조직을 작게 쪼개 민첩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틈새시장과 글로벌화를 통해 리스크 분산

일본 내수 시장은 축소 일로였다. 인구 감소, 소비 위축, 기업 간 과잉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과감히 국내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세계 무대에서 생존 기회를 모색했다.

 

신코전기공업
신코전기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이라는 좁은 틈새시장에 집중했다.
이 시장은 규모는 작지만, 진입 장벽이 높고 기술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신코는 R&D에 꾸준히 투자해 품질과 기술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신코는 국내 경기 부진과 무관하게 지속 성장할 수 있었다.

 

유니클로
유니클로는 일본 내 저성장 현실을 일찌감치 인지하고, 중국, 동남아, 미국, 유럽 등지로 공격적으로 진출했다.
해외 매출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서, 일본 경기 변동의 영향을 최소화했다.

핵심 포인트는 좁지만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시장을 공략, 내수에 의존하지 않고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 위기에도 공격적인 해외 진출로 성장 동력 확보하는 것이다.

 

끈질긴 혁신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일본의 승자 기업들은 단순히 지키기만 한 것이 아니다.
장기 불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혁신하고, 과감히 사업 구조를 바꿔가며 생존력을 높였다.

 

히타치
한때 가전, 전자, 중공업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던 히타치는, 2000년대 들어 대규모 구조조정과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적자 사업부를 과감히 매각하거나 통합하고, IT 서비스(디지털 솔루션)와 사회 인프라 분야로 사업 축을 옮겼다.
특히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AI 등 미래 성장 분야에 적극 투자했다.

 

이러한 변화 덕분에 히타치는 과거 덩치만 큰 적자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디지털-인프라 종합 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도요타
도요타 역시 내연기관차에만 의존하지 않고,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전기차 등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또한 TPS라는 생산 혁신 모델을 더욱 고도화해, 불황에도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을 유지했다.

핵심 포인트는 기존 사업에 집착하지 않고 과감히 구조조정,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투자, 지속적인 내부 혁신으로 경쟁력 강화이다.

 

잃어버린 30년을 버틴 일본 기업들은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이 아니다.
생존을 위해 과감히 변하고, 때로는 자신들의 핵심 사업마저 포기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새로운 시장, 새로운 기술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갔다.

 

앞으로 한국 기업들도 저성장 시대를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
그럴 때 일본 승자들의 전략은 단순한 교훈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가이드가 될 것이다.